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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특수코리아

"블로그한다(블로깅)"는 것은 무엇일까?

소감 2007. 10. 16. 23:02
작년 선화학교(청각장애 특수학교, http://www.sunhwa.sc.kr) 교생실습을 나갈 때였다. 교생 자기소개서에 "흥미"란이 있길래 "블로깅"이라고 썼었는데, 지도교사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지 내게 물어왔다.

지도교사 : 선생님, 흥미에 쓴 거,, 이거 "블로깅"이라는 게 뭐에요?

: 아, 블로그를 한다라는 뜻인데요. 자기 블로그에 글을 쓴다던가, 다른 사람의 블로그 글을 읽는다던가 하는 그런 걸 말해요.

그 때는 그렇게 짧게 표현했지만, 블로그를 한다는 것을 간단히 표현하기는 힘든 일이다. 그래서 지인들이 "블로그가 뭐냐?"라고 물으면 거의 위의 답변과 크게 차이 나지 않게 짧게 말하곤 했다. 그래서 "블로그한다(블로깅)"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한다.

텍스트큐브/티스토리.(Textcube/Tistory)-블로그
네이버 블로그도 잠시 써보고, 조그(제로보드 기반 블로그)도 잠시 써봤지만, 나를 블로그홀릭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그 만큼의 매력요소랄까? 그런 게 없었다. 하지만, 2004년 11월 태터툴즈(지금은 텍스트큐브)를 만나고 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혼자만이 무언가를 스스로 해 나가야 한다는 압박과 재미를 시나브로 알기 시작한 것같다. 거기에 티스토리는 주제를 제한한 블로그를 만들어 보려는 나에게 더 쉽고, 편리하게 다가왔다.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
블로그에 글을 쓰면 가끔은 오프라인의 나의 성향과 다른 글을 써버릴 때가 있었다. 타인에게 "착한 척"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을 때, 그런 글들을 다 지워버렸다. 그래서 포스트 번호에 구멍난 게 여러 개 생겼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나의 정체성을 찾고, 유지하는 것이니깐...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자신을 숨기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의 나를 표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온라인이어야 할 테니깐...

스페셜(Special)-특별함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특별하다. 남들이 하는 생각에 쓸려가고, 끌려가는 그런 노멀(normal)함을 버리고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풀어내다보면 스스로 특별해진다. 각각이 스스로 특별함을 가지는 것이 개성를 나타내는 것이고, 나아가서 집단지성의 한 톱니바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트랙백(Trackback)-소통
자신의 특별함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은 재밌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소통 속에서 관계도 맺어지고 생각이 깊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메타블로그나 검색싸이트를 통해 자신을 표출하는 것에 그친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 끝없이 수렴하는 인터넷 블랙홀에 그칠 수밖에 없다. 다른 우물의 물이 맛있다면, 내가 있는 우물의 물도 먹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 주고 받게 된다면 "따로 또 같이" 블로고스피어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오리지널(Original)-진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열렬한 지지자가 될 줄 알아야 하고, 사랑받길 원한다면 사랑해줄 줄 알아야 한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것이 중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것도 존중해주어야 한다. 출처없이, 원본없이 무단으로 복제한다면, 그건 하나의 인간녹음기, 캡쳐블로거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른 블로거의 포스트가 가치있다면 내 포스트를 통해 그 포스트의 진가를 밝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리코그나이즈(Recognize)-인정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김춘수, 꽃)어 한다. 그 만큼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내가 인정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은 더 기쁜 일이다. 블로그로 표현되는 온라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자신을 위한 포스트들이 인정할만한 증거 역할을 해줄 것이다.

마이셀프(mYself)-자기자신
블로고스피어에서는 궁궐에 보리가 한 가득 자란 것을 한탄할 신하는 없다.(맥수지탄 유래 인용) 블로그에서 모든 것들의 주체는 자신이다. 이렇게 포스트를 쓰는 것도, 포스트를 읽는 것도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방문자를 위한 포스트라고 할지라도 글을 전개해 나가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Textcube/Tistory, Identity, Special, Trackback, Original, Recognize, mYself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특별함을 나타내며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서로의 진가를 보여주고 인정하는 것이 "블로그한다(블로깅)"가 아닐까? 너무 어려운 풀이일까?


ps. 80% 완성한 채 일주일가량 방치하다가 글목록에 있는 게 눈에 거슬려서 올립니다.^-^;
Posted by 즐거운하늘빛

트랙백 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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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xtcube/Tistory, Identity, Special, Trackback, Original, Recognize, mYself 뽑아주신 모든 것들이 정말 중요한 키워드들이네요! 멋있습니다!

  2. 기막힌 이니셜 조합입니다.
    이것만 외우고 있어도 블로그(블로깅)를 제대로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라온수카이님이 특수교육에 관련이 있으신것 같습니다. 느낌이 남다릅니다. 저 또한 특수교육과 조금 인연이 있는터라 끌리는 군요.
    대구대학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해서 지금 교직에 몸담고 있는 형님 덕분에 학창시절 부터 이곳 저곳 많이 끌려 다녔답니다.^^ 볼런티어 기억에 생생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특수교육에 몸을 담는 분들이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앞으로 자주 뵙고 좋은 사연들 많이 듣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팅!

    • 먼저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석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를 다녔고(여름에 졸업), 초등특수교육을 복수전공했던터라 특수교육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서 만든 블로그입니다. 저도 마루님처럼 각 블로그의 정체성을 잘 살리는 글들을 뿜어내고 싶은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네요...

  3. 와, 알파벳을 하나하나 풀이해서 글을 쓰셨네요. 저는 특히 아이덴티티와 마이셀프 부분에 공감이 갑니다. 저도 가끔 저 자신을 속이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보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솔직한 느낌들을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블로그를 통해 연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한 것은 때론 바늘같기도 해서 조금 완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믿어요.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는 하나의 도구구요.

    마지막 부분은 라온수카이님이 댓글을 남겨주신 제 글의 내용과도 비슷합니다. 소통 이전에 블로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의 생각)이라고 느끼거든요. 고로 그 존재자체가 사라진 듯 남겨진 반응들은 때로 공허할 때가 있어요. 그야말로 흔적을 위한 댓글과 트랙백이 되는거죠. 이런게 결국엔 블로그를 접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정성들여 쓴 글에 이 글을 읽은 것같지도 않은 댓글들이 마구 달려 있다면 언젠간 블로그의 허상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이때쯤이면 그 '소통'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색해지니까요.

    아무 반응 없이 썰렁한 곳도 물론 허전하겠지만 시간이 흘러 무수한 반응들이 나오더라도 그 안에서 교감의 핵심을 찾을 수 없다면 결국 전자의 허전함에 못지않은 느낌을 받을 겁니다.

    • 빤짝하고 사라졌던 아이돌 그룹의 아이들이 주체가 된 마약이나 정신병 등의 뉴스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관심을 받았지만, 그것은 사람대 사람으로서의 소통이 아닌, 단순히 빤짝하고 사라져가는 잠깐의 들끓음 속에 미쳤던 것의 후유증이 아닐가 하구요..

      블로그, 블로거도 마찬가지겠지요. 최근 이슈 속에 논쟁꺼리만을 가지고 유명세를 타고 수 많은 댓글과 트랙백의 주인이 되는 것은 잠깐의 들끓음에 지나지 않을 것같습니다. 댓글이나 트랙백도 소통을 위한 글쓰기가 되는 것이 그런 들끓음을 의연하게 해쳐나가는 방법이 되겠죠.

  4. 비밀댓글입니다

  5. 와우 대박이네요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__)

    제 머리에서는 왜 창조적인 내용이 안떠오를까요 ㅡㅜ

    • 너무 압박을 느끼셔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저도 처음에 이 글을 편하게 적을 때는 술술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글을 이어나가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지워버릴까 하다가 써 놓은 게 아까워서 겨우겨우 완성하고 발행한 거거든요.